'21. 10. 06
입대하고 휴가를 2번 밖에 못나갔는데 벌써 상병 4호봉이 되었다
어째 일병보다 더 빨리가는 것 같다
요즘 꿈에 집 현관문이 아른거려 싱숭생숭하다
# 근무
하나의 일상이 되버려서
아무런 생각도 없어졌다
9월 초에 한미연합훈련이 끝나고 10일간 휴가를 다녀왔는데
그 이후로 고향으로 돌아온 것 마냥 삶이 익숙했다
PCR 공가로 인해 오전에 부대를 복귀하여
오후에 바로 출근을 했었는데
마치 다니던 직장에서 하루 연차를 내고
다음날 다시 출근을 한 기분이였다
(참고로 직장을 다녀본 적은 없다 ㅎ)
마치 매일 양치를 하는 것처럼
출근을 하여 일을 하고 퇴근했다
이젠 어떤 일이 일어나도 감흥이 없어졌고
간부님들이 유선상으로 짜증을 내고 화를 내도
이전 만큼의 정신적 타격은 없어졌다
요즘은 오히려 침해사고를 일으키는 간부님들에게
보안사고에 대해 주의를 주는 요상한 병사가 되버렸다
비관리노드 100여개 뜨는 상태를 보면 참 재밌는 곳이다
또 체계에 익숙해지다보니 민감한 부분에 대한 설정이나
여러 보안제품들이 어떤 기능들을 하는지 깊게 살펴보는데
파면 팔수록 재미난 것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만약 아는게 더 많았다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을텐데
그 부분이 참 아쉬운 것 같다
기관평가에 맞추어 취약점 점검도 직접 진행해보았는데
리눅스 httpd.conf 설정 하나 바꿨더니 체계가 멈추기도 하고
리눅스 파일 권한 일부 수정했더니 기능 일부가 동작을 안해서 신기했다
커스텀된 환경은 함부로 막 건들이면 안된다는 걸 새삼 느꼈다
당황하며 복구하느라 쩔쩔매던 것도 추억인 것 같다
# 생활
짬이 찼는데도
난 짬찌다
많은 선임분들과 친해지고
후임들과 얘기를 하다보니
객관적으로 내 위치를 바라보는 시점이 생겼었는데
군번이 꼬인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분명 내가 일병 3호봉일 때 봤던 상병 1호봉의 선임은
하고 싶은 거 다했던 것 같은데
상병 4호봉이 된 나는 병장 2호봉의 선임 아래에서
아직도 하고 싶은 거 다 못하고 있다
진짜 짬찌일 때는 정말 짬찌여서 무시당했고
짬이 찼을 땐 짬차이가 난다며 무시당했는데
이게 또 은근한 무시여서 기분이 더러울 때가 많다
상꺽이 되어서도 이 생각을 한다는걸보면
글을 쓰는 나도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것 같다
만약 꼬였다는 걸 눈치챘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버티자
# 후임
사실은 나보다
더 힘든 친구
내 전입 한달 차에 받았던 후임은
어느새 상병 3호봉이 되었다
하지만 반의 막내이기에
아직도 일병 3호봉처럼 생활하고 있다
처음 후임에게 군생활을 알려줄 때부터
나는 착한 선임이 되어주어야 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객관적으로 바라본 나는
내 선임분들과 다름없는 행동을 하곤 했다
그 친구에게도 내가 입었던 상처를 주었을 것이고
그래서 미안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묵묵하게 막내 역할을 해주어서
정말 정말 고맙다
# 마음가짐
더 긍정적으로
덜 비관적으로
간단한 운동을 시작함과 동시에 가진 다짐이 있는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자는 점이다
내 20대 중에서 소중한 1년 6개월을 보내는데
기분 나쁘고 우울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
"하루하루가 아까운 20대를
스트레스와 나쁜 감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매일매일을 행복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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